쫑아는 사춘기는 제 학창시절을 함께해 준 만화이자,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특별한 추억입니다. 단순히 재미로 읽던 책이 아니라, 그 안에서 제 일상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에 더 각별했죠. 교실에서 친구들과 돌려 읽으며 깔깔대던 기억, 첫사랑의 설렘을 책 속 인물과 겹쳐 보던 순간, 부모님과 갈등을 겪으며 속상하던 마음을 위로받았던 장면들. 모두가 제 삶의 한 조각처럼 다가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개인적으로 겪었던 학창시절의 경험과 함께, 쫑아는 사춘기가 전해주는 공감과 따뜻함을 길게 나눠 보겠습니다.
교실 구석에서 몰래 읽던 만화책, 나의 작은 도피처
제가 쫑아는 사춘기를 처음 만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교실 맨 뒤 창가에 앉아 있던 친구가 쉬는 시간마다 두툼한 만화책을 꺼내 보곤 했는데, 어느 날 우연히 그걸 같이 보게 되면서 빠져들었습니다. 표지는 이미 해져서 색이 바랬고 모서리는 손때가 잔뜩 묻어 있었는데, 그 낡음이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시절 문방구에서 빌려오던 만화책 특유의 종이 냄새와 잉크 냄새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수업 시간에는 교과서 사이에 끼워 두고 몰래 읽다 들킬까봐 가슴이 쿵쾅거리던 순간도 많았어요. 선생님이 칠판을 바라보실 때만 슬쩍 페이지를 넘기고, 친구가 눈짓으로 알려주면 재빨리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두곤 했습니다. 그런 짜릿함까지도 쫑아는 사춘기와 함께한 추억이 되어 남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만화는 제게 작은 도피처 같았습니다. 학교에서 힘들거나, 친구와 다투거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 속상할 때, 만화를 펼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쫑아가 겪는 사건들이 전부 저와 크게 다르지 않았거든요. 그저 웃고 떠드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고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첫사랑의 두근거림, 그 시절 나의 모습
쫑아는 사춘기를 읽으면서 가장 크게 공감했던 부분은 첫사랑을 다루는 장면이었습니다. 저도 중학교 때 같은 반에 있던 친구를 좋아했는데,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복도에서 마주치면 괜히 모른 척하면서도 마음은 들키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쫑아가 첫사랑 앞에서 서툴고 어색하게 행동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제 모습이 그대로 비치는 것 같아 민망하면서도 설렜습니다. 저는 결국 끝내 고백하지 못했는데, 그 아이가 웃는 모습 하나만으로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고, 다른 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걸 보면 괜히 혼자 질투가 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만화 속에서 쫑아가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해 친구들에게 들킬까 두려워하는 모습은 제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습니다. 고백은 못 하고 집에 돌아와 이불 속에서 혼자 뒤척이며 괜히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밤들,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서 마주쳤을 때의 묘한 긴장감까지 그대로 겹쳐졌습니다. 그 시절의 감정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담아내 주었기에, 쫑아는 사춘기를 읽는 건 곧 제 추억을 다시 떠올리는 일이었습니다.
사소한 일상, 그러나 잊을 수 없는 순간들
쫑아는 사춘기의 매력은 거창한 사건보다도 사소한 일상에서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시험 공부를 한다며 모였지만 결국 과자 먹고 수다만 떨던 모습, 쉬는 시간에 교실 뒷문 근처에 모여서 농담을 주고받으며 떠들던 장면,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놀다가 교실로 돌아와 헐레벌떡 숨을 고르던 순간들. 이런 소소한 장면들이 저와 제 친구들의 학창시절과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특히 부모님과의 관계를 그린 장면이 떠오릅니다. 저 역시 학창시절에는 부모님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던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죄송했죠. 만화 속 쫑아도 부모님과 갈등을 겪으면서 방황하지만, 결국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걸 보면서 저도 마음속으로 ‘나도 언젠가는 부모님 마음을 알게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읽어도 변하지 않는 공감
세월이 많이 흘러 이제는 어른이 되었지만, 쫑아는 사춘기를 다시 펼치면 그때의 공감은 여전히 변하지 않습니다. 물론 배경은 오래된 시절이라 요즘 세대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습니다. 휴대폰도 없고, SNS도 없던 시대였으니까요. 하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은 시대가 달라도 여전히 똑같습니다. 친구 관계에서의 서운함, 첫사랑의 떨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같은 것들은 청소년기의 공통된 감정이니까요.
저는 지금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다시 이 만화를 읽으니 그 시절 부모님이 왜 저를 걱정하셨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동시에 제 아이가 언젠가 사춘기를 맞이하면, 이 만화를 함께 읽으며 대화를 나눠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세대가 달라도 사춘기의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으니, 이 작품은 여전히 의미 있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쫑아는 사춘기는 제 학창시절을 함께한 특별한 작품이자, 지금도 가끔 꺼내 읽고 싶은 만화입니다. 그 안에는 단순한 웃음과 눈물만이 아니라, 성장의 아픔과 기쁨이 모두 녹아 있습니다. 교실 구석에서 몰래 읽던 순간, 첫사랑 앞에서 두근거리던 기억, 부모님과 갈등하다가도 결국 서로를 이해했던 경험까지. 만화 속 장면은 곧 제 추억이자, 또 다른 누군가의 추억이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쫑아는 사춘기를 읽어보는 건 단순히 옛날을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고 위로하는 시간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이 오래된 만화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학창시절을 지나온 분들이라면 누구나, 책장을 넘기는 순간 잊고 있던 감정과 추억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